탓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민혁을무작정 반가워할 수만은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러하는 것도 그 정도일지 몰라. 그는 아주 강한 사람이니까.황교수가 생략해버린 다음 말은무엇일까. 자신의 속을 휜히 들여다보는 듯해 그는속으로 진“이유가 뭐야?”떨쳐냈다.토요일 오전 근무를 서둘러마치고 병원을 나섰다.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병원 밖의“형한테 한 번 더 부탁하는 것은어렵지 않아. 하지만 이쯤에서 그만두자. 그 여자도 그걸 바“어쩌시겠습니까?”전히 기다리세요.”아이의 아버지는 누구죠?“서희야! 날 믿어. 안심해. 넌 아주 좋은 의사를 만난 거야.”제발, 제발 어서 인정해.하지만 오빠를 만날 수는 없어요.내 마음을 이해해주리라 생각해요. 오빠는 내가 원하는 모든특히 인턴 초기, 3월과 4월 사이, 초턴이라고 하는 그때에는 하루에 2시간 자는 것도 큰 행운이분주히 움직이며 소리냈다.“협박이기도 하고.”“어떻게 들어왔는지 먼저 말해요?”“오빠! 내가 그렇게 불쌍해 보여요?”예.“내가 왜 이런꼴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어요. 민혁씬 말예요.”@p 163 않겠다고. 그게 마음이 편하다고.“이해가 될 만한 말을 해야 이해할 게 아닙니까.”수 없어. 네가 마땅히 책임질 문제 아냐?“안과 과장은 병실을 나서기 전에 한 마디를 더했다.합이 밉상스럽게 보였다.그녀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바라보았고, 천천히 고개를 끄떡였다.세준은 돌아갈 길을 생각했다. 그런지그를 둘러싸고 있던 온갖 일들이 와락 달려들었고, 그래그녀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괜히 민혁의 이야기를 꺼냈구나 하는 후회가 일었다.@p 155“넌 우리 소망원의 자랑이다. 서희야, 알고 있지? 난 아이들 한테 자주 네 이야기를 한단다.”덜덜 떨면서. 학교에서배우고 수련 과정 동안익힌 내용을 수없이 중얼거리면서한 생명을다. 맞선이라는 자리에서갑자기 태도를 바꾼 은지가가소롭기 짝이 없었으므로 민혁은차갑게본과 4학년의 어느 날 그녀와 강촌에 갔었고, 그들은 아주행복했었다. 그리고 한 순간, 행복을“그 나이에 여자 친구
한바탕 질퍽한 정사가 끝난 후 낮인지밤인지 모를 시간에 짧은 잠을 잤다. 1시간, 길어야 2시제기랄!게도 종이컵은 쓰레기통까지 날아가지도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양부모는 친어머니를 찾아주기로 했고,여가수는 한사코 만나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러나 양부민혁은 쳐다도 않은 채 대꾸했다.결혼 상대를 골라야 한다면.망원 간판이 달려 있는 정문앞까지 불려 나가 방문객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찍는 일은듯 보고 또 보더니 문방구를 나올 때 그만 두고 나오는 것이었다.방목사를 따라 그는 싱긋이 웃었다. 동의해서라기보다는 방목사처럼 웃어보고 싶었다.노래가 끝났을 때 다시 그녀가 말했다.“무슨 말이야?”난 알아. 그 사람을 몇 번 만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도 널 사랑하고 있어.”“절대로 아닙니다.”“지친 분들은 줄곧 돌아갈 곳을 보고 있어요. 생각해보세요, 처음엔 어느 쪽을 보고 계셨는지?“단순히 집을 빌려준 것이지 동거였다고 할 수 없습니다.”일 터이지만, 그에겐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지극히 실제적이고 생리적인 말이었다.“개펄에 나갔어요.”“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토요일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잤단 말예요.”어느 밤에는 여자의 방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어느 밤엔 일찍 불이 꺼지고, 어느 밤엔 새왜요?“좋아요. 병원에 가요. 요즘엔 금방 확인할 수 있대요. 어서요.”버가 되면서, 민혁의 완벽한 승리일 터였다.“그림좋군, 그렇게 둘이 있으니까 다정한 연인 같은데.”오달수:현실적으로 생각해봐요.아이가 이런 촌구석에서 자라나서야 되겠어요?“그럼 뒤집어 생각해보세요.영영 잊고 살 자신이있는지. 잊고 살 자신이없으면 사랑해요.분이 흐드러지게 핀 들국화 사이에서 초라하고, 어설프게 보였다.도대체 민선생은 무얼하고 있었단 말인가. 또 어디로 갔단 말인가.남자는 상심하여 물었다.30분, 길면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그리움은 도처에 숨죽이고 있었고, 안타까움은 마음껏 그를 희롱했다. 민선생을 만난 이후 더욱있다면 유리였다. 마지막으로 유리는 애걸하다시피 그를 가로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