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시총감의 음성은 떨렸다. 최악의 경우라면 범인이 황태자비를 살해하고 도주한 것을 의미했다. 총감의 혼자말은 다시 이어졌다.5. 대담한 범죄아!만족할 만할 결과를 얻었나요?가네히로라나 자와 함께 어떤 놈들을 만났는지 말해!알 수 없는 일이죠.다나카가 동궁에서 황태자를 만나는 동안 수사부장은 세 여자들이 입을 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초조했다. 이때 거칠기로 유명한 와타나베가 수사부장의 조급함을 건드렸다.그래요? 어떠세요?수사부장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이번 사건에 이미 세계는 경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여자에 의해 저질러진 범행이라는 게 알려지자 놀라움은 극에 달했다.집에는 하루에 한 번씩 전화를 한대요. 그냥 안부만 묻고 잘 있으니 자기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하는 정도래요.마사코의 뇌리에는 희망적인 생각과 비관적인 생각이 수시로 교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사코는 탈출에 관한 생각을 하는 동안은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 적어도 납치범의 의도를 거스르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는 아직 건재했다.다나카는 수사부장의 들뜬 목소리가 못마땅했다. 이 사건은 그렇게 잔치를 치르는 기분으로 처리할 사건이 분명히 아니었다.다나카는 이 편지를 보낸 자 역시 용의선상에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제가 해보겠습니다.유네스코? 거기서 교과서를 심사할 수 있소?구로다는 불같이 호통을 쳤다.황태자비는 트렁크 안에서 무수한 상념에 시달렸다. 그러나 트렁크가 열린 순간 자신은 황실의 위엄을 지켜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황실의 위엄을 지킬 수 있는 길은 범인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고 오직 침묵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역시 다나카는 어쩔 수 없는 수사관이었다. 어떤 사건이 머리에 남아 있는 한 세상의 모든 것을 그 사건과 연관시켜 생각했다. 그래서 사우나에조차 김인후의 소설을 들고 오지 않았던가.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도 소년과 쉔의 관계가 김인후와 주범의 관계 같은 것이 아닌가 가정해 보았던 것이다.전
그런 과거를 가졌다면 김인후 군이 그늘 없이 성장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납치범이 일본을 떠난 건 틀림없이 도피입니다. 이 도피의 의미는 범행이 이제 굳히기 단계로 들어섰다는 뜻입니다. 아시겠지만 납치범은 절대로 황태자비와 같이 나리타 공항을 통해 일본을 떠날 수 없습니다.하와이에서 오는 길입니까?그렇습니다.이상하네요. 지금 생각하니 두 가지 느낌이 다 들었건 것 같아요. 자연스럽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봉사자 이름: 박혜영제가 문부과학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추천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입니까?철커덕.하긴 이해는 돼요. 황태자비께서 납치당하셨으니 모두가 정신이 없겠죠. 경시총감님도 곧 물러나신다면서요.범인은 근육질의 남자는 아니었으나 황태자비를 들고 옮기는데 전혀 힘들어하지 않았다. 범인이 들어간 방은 다다미였지만 침대가 놓여 있었다. 범인은 황태자비를 침대 위에 눕혔다.이 책에서 여사는 더욱이 민비의 유해 곁에 있던 일본인이 같은 일본인인 나로서는 차마 묘사하기아마 화려한 치장과 보석에 현혹되어 당연히 여자라고만 생가했을 거예요. 여자들은 감각적으로 그런 데 민감하거든요.내가 너희들에게 사건의 전모를 다 알아오라는 게 아니잖아. 최소한의 사실, 아니 사실이 아니라도 괜찮아. 언제 우리가 사실 가지고 기사 썼어? 최소한의 근거, 아니 솔직히 말하면 꼬투리 말이야. 얼마든지 써제낄 수 있잖냔 말이야. 가령 범인이 남자라고 했으면 대충 윤곽을 잡고 있단 얘기 아냐? 자세한 건 몰라도 최소한 대략의 나이 정도는 알 수 있잖아. 그런데 지금 너희들은 범인이 젊은 놈인지 늙은 놈인지조차 확인을 못하고 있으니. 한마디만 해줘. 범인은 젊은 남자다라고 말이야. 그러면 한 시간 만에 1주일 치를 다 팔아버릴 기사를 쓸 수 있잖아.아라이, 바로 그 여자에요.다나카는 혼자서 열두 명의 여자를 한 오카야마가 떠올랐다. 그는 여자 간호사들의 합숙소에 침입해 열두 명의 여자들을 모두 벽을 향해 무릎을 꿇게 한 다음 한 명씩 불러내어 한 후 살해했다. 그때마다 나머지 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