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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은 멀지 않은 곳에서 낮닭이 한가로이 우는 소리를 들은 듯했 덧글 0 | 조회 1,184 | 2021-04-12 14:29:02
서동연  
허준은 멀지 않은 곳에서 낮닭이 한가로이 우는 소리를 들은 듯했다.그때 도지가 절망처럼 뇌었었다.아버님이 이 용천 군수이심을 부정치는 않으나 난 정실자식이 아니외다.소녀의 소원은 이 고장 어디에 제 한몸 의탁할 곳을 구하여 하녀살이라도 하면서 아버님의 탈상까지 산소를 지켜 드리는 . 그밖의 일은 아직 아무 경황이 없사와 . .!다른 일도 아닌 신분에의 탈출이 아닌가. .임오근의 목젖이 오르내렸다. 허준도 침묵했다. 자기와 식구들이 몸담고 있는 집은 자기 집이 아니고 변돌석의 집이었다.그 병부란 유의태가 집에 있는 동안 단방약을 가르쳐주어 돌려보낸 가벼운 병자 이외에 병사에 머물며 조석으로 유의태가 직접 병세의 진행을 지켜보며 탕제를 지정하거나 투약의 요령과 시각을 지시하고 그 병의 소장과 추세를 낱낱이 기록한 병상일지였다.아버지와의 눈싸움을 보고 있던 따들 도지가 자기 아버지를 쏘아보는 허준에게 아랫것들에게 하듯 말을 던지며 지나갔다.우선 그 눈이 지난날의 좌절을 딛고 일어선 훨씬 성숙함과 침착함을 가지고 있었다.첫닭 울음소리를 들으며 남편이 돌아간 후 이미 세 번 네 번 읽은 내용을 다희가 시어머님께 다시 읽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 내용은 우주와 인체를 비교한 신형장부론과 인간에게 의료라는 행위가 생기게 된 시원에 관한 것들이었다.그것도 지난해 여름의 일이었다.그럼 그건 비수였나!대답 대신 아내가 윗목 질화로에 꽂힌 인두로 불씨를 헤치더니 유황개비에 불을 옮겨 호롱 심지에 달았다.저지난해 삼적한테 직처가 내의원에서 왕비궁으로 옮겼단 소릴 들었네만 .내의원 전체를 지휘 감독하는 도제조, 제조, 부제조를 각 1명씩 임명하고 있으나 부제조는 승지(임금의 명령을 출납하는 소임)가 자동적으로 맡는 것이고 도제조니 제조도 대신 속에서 명예직으로 겸하는 것이요, 그 밑에 실무직인 첨정(종4품), 판관(종5품), 주부(종6품)를 1명씩 두었고 어의라 해도 대개 이 정도의 품계를 받는데, 그것도 천출들에게 오품 이상의 관직이 주어질 적마다 조정은 으레 무엄한 관직이라고 반
노루떼가 천천히 비탈을 올라 잡목이 우거진 황량한 등성이를 넘어가고 있었다.어디 출타할 기색이더냐?술잔을 받아놓기만 한 채 허준이 그 부산포를 건너보자 부산포가 품속에서 부스럭거리며 비단으로 싼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 들었다.아 . 예 녹두나 메밀로 만든 음식하고 특히 닭고기를 조심하라는 그 말인갑쇼. 좀 전에 말씀하신 게. 하고 치질환자가 물었으나 이미 병자 따위는 거들떠도 않고 도지가 허준을 향해 말했다왜 못 찌르시오. 설마 닭이 불쌍해서 못 찌른다는 말은 않겠지요.젊은 부부가 마냥 주막방에서 .허준이 시선을 들었다. 첩의 신분이라 살을 섞고 사는 남자임에도 그녀가 사또라 부르는 남자는 그녀의 남편이요 허준의 아버지 허륜이었다.거칠게 방문을 열고 나가는 아들을 손씨가 다시 불러세웠다.그 고마움을 느끼며 다희가 입을 열었다.순간 무심코 문지방을 넘던 허준도 굳어졌다.유의태의 눈이 허준에게 불화살처럼 꽂혀 있었다. 그 눈은 좀전 다음부터는 처방지에 병자의 나이를 빠뜨리지 말라던 그 온화한 눈이 아니었다. 제자들이 혹은 무서워하고 혹은 정나미 떨어져 하는 그 냉엄한 눈이었다.엊그제 자네가 산행할 때 약재창고에서 자네가 적어놓은 물목장부들을 보았어. 그 글들을 어디서 배웠던가?묻는 말에만 대답하거라.확실하게 아들을 낳는 방법이라면 서낭당 돌귀신에도 빌고 무당들의 푸닥거리도 마다 않는 아이 밴 여자들이 의원의 이름을 내걸고 장담해 나선다면 누가 따르지 않겠으며 솔깃해하지 않으랴.소인이라고 법도 따라 자신을 낮추어 표현하고 있으나 그런 때 아버지를 보는 허준의 눈빛은 소심하지도 비굴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곁의 사람들이 당황하도록 대담했다. 그 눈빛은 늘 나는 당신의 아들이노라 주장하고 책임을 묻는 듯한 무엄한 눈빛이어서 죽은 추씨는 항상 허준의 그런 눈을 향해 저 눈빛! 저 눈! 저 사람 잡을 눈 하며 동동거렸었다.하고 두 사람 중 연장자인 사십대의 큰갓이 안색을 바꾸며 유의태의 말을 제지했다.큰 병자 작은 병자 떠나 난 알고는 그냥 못둔다. 이놈 듣거라. .?노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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